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대한민국,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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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7일】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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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태풍 차바가 대한민국의 부산·울산 인근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후, 외국인 세 모녀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폐허가 된 해수욕장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이다. 더불어, 이번 태풍으로 도로가 훼손되는 등 큰 피해를 본 마린시티 인근 방파제가 마린시티 상인들의 전망 관련 민원으로 인하여 낮춰진 것으로 밝혀져, 안전 논란애 휩싸이고 있다.

수영구 남천동에 사는 김은경(53) 씨는 태풍 차바가 지나간 직후인 5일 오후 4시경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도로를 걷고 있었다. 그러다 해수욕장 동쪽 끝에 위치한 해변공원 옆 백사장 부근을 지나던 중, 고무장갑을 낀 외국인 여성과 딸로 보이는 두 명으로 총 3명이 백사장을 뒤덮은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김씨는 '자기네 나라도 아닌데 청소를 하다니 대단하네'라고 생각하면서 이들을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볼일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 역시, 외국인 가족은 여전히 그곳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김씨는 '이 동네에 사는 나도 청소할 생각을 안 하는데…'라는 부끄러움과 함께 고마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가가 그들을 돕기 시작했고, 두 아이의 얼굴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갛게 익어 있었던 것을 보았다. 곧이어 근처를 지나던 다른 한국인 엄마와 두 딸이 합류했고, 김씨는 이들 외국인 가족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고 20대인 두 자녀에게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게 선진국 마인드인가 보다. 너희도 보고 배워라'는 메시지와 사진을 보냈다. 큰딸은 사진들을 SNS에 올렸고, 다음 날 그 사진들이 퍼지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진이 퍼진 이후 수영구는, 주민 외에 군인과 경찰 등 500여 명을 동원하여 외국인 모녀가 쓰레기를 치우던 곳까지 청소 작업을 벌였다. 이복순 수영구 문화공보팀장은 "시민들의 참여로 광안리 해변도로 쪽 응급 복구는 6일 낮 12시쯤 마무리했다"며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려고 SNS 등에 올라와 있는 외국인 모녀를 찾아봤지만 어디 사는 누군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태풍 차바로 인해 전국에 사망자 7명, 실종자 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전처는 울산에 5일 오전 6시 31분 태풍 발령 문자를 보낸 뒤, 6시간 만인 낮 12시 29분에야 태화강 홍수주의보 안내 및 대피 안내를 주민들에게 보냈지만 '울산 태화강은 시간당 최고 104㎜의 비가 쏟아져 오전부터 범람한 상태였다'는 이유로 질타를 맞았고, 안전처는 '국토교통부 낙동강 홍수 통제소의 통보(5일 낮 12시 13분)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태풍 차바로 인해 큰 피해를 봤던 부산 해운대구의 마린시티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일명 '방파제 딜레마'인데, 마린시티 앞 해안에 설치된 높이 5.1m의 방파제와 높이 1.3m의 방수벽으로는 높은 파도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수벽을 높이 세우면 저층에서 해안이 보이지 않아 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저층에 있는 테라스 카페와 식당 등 상인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방수벽을 높일 수도 없어 부산시가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마린시티는 초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10여 개가 밀집한 곳으로, 1만 50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바다까지는 불과 40여m로, 걸어서 1분이면 닿는 거리이다. 그러나 5일 오전 높이 10m의 파도가 방파제와 방수벽을 넘어 도로와 인근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이닥쳐 인도와 도로가 부서지면서, 1만여㎡가 쑥대밭이 됐다. 또한 저층의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마린시티는 2003년 태풍 매미, 2010년 덴무, 2012년 산바 등 여러 차례 침수 피해를 겪고 방파제 건설 논란을 계속해왔다. 결국 부산광역시는 2012년 3m 이상의 방수벽을 설치하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지만, 상인들이 "방수벽에 가려 카페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며 반대해 1.3m의 낮은 방수벽만 설치했다.

이번 태풍을 겪은 주민들은 "무조건 방수벽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나, 상인들은 "손님들이 테라스에 앉아 해운대 바다를 보기 위해 오는데 방수벽을 쌓으면 손님이 오겠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상인들 입장이 갈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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