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다가오는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에 비상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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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8일】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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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슈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7일(현지 시각) 새벽 미국의 플로리다 주에 상륙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매슈는 상륙 당시 최고 풍속 193㎞/h (3등급) 정도로 그 강도가 약화되었지만 국립 기상청은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118년 만에 가장 강력하다'고 밝혔다. 매슈는 지난 4~5일 아이티를 지날 당시에는 최고 풍속이 250㎞/h로, 4등급 허리케인이었다.

매슈가 상륙한 미국 플로리다 주(州) 동부 해안은 강풍이 전신주와 나무를 넘어뜨려 도로 곳곳이 두절되고, 60만 가구가 정전되면서 암흑 세상으로 변했다. 이미 매슈 상륙 전날인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에 비상 사태를 선포했고, 최소 200만 명 이상의 피난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번 허리케인은 당신을 죽일 것'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주민들의 대피를 재촉했다.

플로리다 인근을 통과, 혹은 이·착륙하는 약 4500편의 항공기가 결항되었고, 디즈니 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시월드 등의 주요 관광 시설들과 학교, 관공서들 등 역시 폐쇄됐다. 곧 있을 45대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등 대선 후보들은 플로리다 지역에서 예정됐던 유세를 취소하고 광고 방송을 중단했다. NASA가 운영하는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도 다가오는 태풍에 따라 비상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우주센터 직원 116명은 이미 지하 벙커로 대피했고 장비 보호 시스템을 가동했다.

긴급 신고 시스템도 마비되었다. 50세 여성이 심장마비를 일으켰으나 악천후로 구급차가 출동하지 못했고 끝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고, 이는 매슈로 인한 첫 사망 사고였다. 911 응급전화에는 나무가 쓰러져 집을 덮쳤다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매슈는 앞서 아이티, 쿠비 등 카리브 해 국가들을 폐허로 만들고 수백 명을 숨지게 했다. 외신들은 지난 4일 매슈의 직격탄을 맞은 아이티의 사망자가 최소 478명에 이른다고 보도했고, 아이티 시민보호청은 '매슈로 최소 주택 158채가 물에 잠겼고 3215채가 파괴되어 주민 1만 5000여 명이 주거지를 잃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티 북서부에 위치한 '제러미'는 도시 전체의 98%가 파괴되었다. 아이티는 지난 2010년 대지진을 겪은 이후 복구 작업이 충분치 않아, 아직도 많은 주민이 텐트나 오두막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콜롬비아 역시 카리브 해 연안을 중심으로 최소 1만 8000여 명이 피해를 봤고 1명이 사망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최소 3만 6500명이 긴급 대피하고 4명이 숨졌다. 미국 상륙 직전인 6일 오후 매슈가 관통한 바하마 제도에서는 남·동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홍수가 발생하고 대부분의 주택가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 쿠바에서도 130만여명이 대피하고 주택 30채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매슈의 향후 경로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7일 매슈가 플로리다에 상륙해 많은 비와 강풍을 일으킨 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가 9일경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상으로 나간 후 고기압을 만나 유턴한 후 플로리다를 다시 습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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