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은 제2의 피의 다이아몬드' 인권단체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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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올해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들 사이에 초콜릿 교환이 인기를 모을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 달콤한 초콜릿에는 심각한 어린이 노동착취와 인신매매, 열악한 노동처우 등 부당한 인간적 비애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인권 단체는 전세계 소비자들과 초콜릿 제조회사들에게 초콜릿에 얽힌 실상을 알리고 초콜릿 구매에 좀더 신중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천일교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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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네. 몇 년전 ‘블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제목의 영화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죠. 그런데 초콜릿 역시 제2의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2007년도에 나온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그러니까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영화를 말씀하시는 거죠.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시중에 판매되기까지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 우간다와 시에라리온 등지의 주요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는 어린아이들의 비참한 고통이 있다고 전하는 줄거리의 영화죠. 그러니까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초콜릿이 이에 빗대지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그렇다면 초콜릿이 제조되기까지의 과정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초콜릿의 주 원료는 바로 코코아입니다. 코코아는 카카오 나무의 열매를 가루로 만든 것인데요. 전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3분의 2 가량이 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이중 코트디부아르는 코코아 뿐 아니라 커피, 야자유의 세계 최대 산지입니다. 특히 코코아의 경우 지난 한해 동안 120만 톤이라는 세계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습니다.
문) 그런데 코티드부아르 하면 ‘그바그보’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물러나지 않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는 곳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2000년에 집권한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에서 패해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국제 사회에서는 이미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그를 신임 대통령을 인정했는데요. 그바그보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무려 270여명이 숨지고 3만여명이 부상을 입는 유혈사태도 벌어졌죠. 특히 코트디부아르의 초콜릿 판매로 얻어지는 수익이 그바그보 대통령의 부정 축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와타라 신임 대통령은 이에 따라 최근 자국에서 생산된 코코아의 수출 선적 금지령을 내린 상태인데요. 세계 초콜릿 산업이 코코아 산지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맞물려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코트디부아르에서 어린이들의 초콜릿 강제 노역 실상이 벌어지고 있다면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겠는데요.
답) 네, 2010년 미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에 따르면요.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어린이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 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들은 인근 가나와 말리, 부르키나 파소 등에서 팔려온 사람들로 주로 코코아와 커피, 파인애플, 고무나무재배 등에 동원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채 헐벗고 굶주린 상태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인권 운동 단체들은 어떤 활동들을 펴 나가고 있습니까?
답) 네, 현재 전면에 나서고 있는 단체는 ‘그린 아메리카’라는 단체인데요. ‘녹색의 미국’ 이라는 뜻이죠. 그린 아메리카는 우선 대형 초콜릿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초콜릿 제조업체인 허쉬 역시 코트 디부아르 뿐 아니라 서 아프리카 지역에 몇 개의 카카오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 아메리카는 최근 이 허쉬사 간부진에게 ‘어린이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카카오 산지들에서 재배되는 코코아 원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이메일을 대거 발송했습니다. 이 단체는 아울러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는 오는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 구매에 앞서 이 같은 어두운 현실을 심각히 참고하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에서 340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인터넷 환경 인권단체 아바즈(AVAAZ) 역시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코코아 업계에 실상 알리기와 대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 같은 초콜릿 인권운동이 과거 노예 설탕 불매운동과도 비슷한 사례로 기억되는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이른바 노예 설탕 반대 운동이 벌어졌었는데요. 설탕 제조 과정에서 노예 들의 노동력 착취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처음 접한 영국인들이 각 가정에서 설탕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설탕 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결국 이런 불매운동은 설탕 생산을 위해 극도의 힘든 노동을 강요당했던 노예들의 해방에도 힘을 더해주었습니다. 이번에 초콜릿 불매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그린 아메리카는 바로 이 같은 역사적 사실에 힘을 얻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초콜릿 제조과정의 실상을 확실히 알리겠다는 의지로 의식고취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출처
- “'초콜릿은 제2의 피의 다이아몬드' 인권단체들 주장”, 《미국의 소리》, 2011년 2월 11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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