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탈선 사고에 시민 안전도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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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4일】


4월 14일, 1호선 신길역. 5월 24일, 5호선 발산역. 6월 11일, 4호선 상계역. 이 세 곳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해당 날짜에 전동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나 시민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점이다.

출근길 급행 열차에서 벌어진 1호선 탈선 사고는 한국철도공사 소속 차량의 노후화로 벌어졌다고 추정된다. 도입된 지 24년 된 오래된 열차가 달리면서 차축 베어링의 온도가 올라갔고, 결국 차축이 끊어지면서 선로를 이탈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모든 전동차에 대한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히면서, 동일한 차량 7편성을 모두 운행 중지시켰다.

5호선 탈선 사고 역시 서울교통공사 소속 차량의 노후화가 문제였다. 탈선한 차량은 2017년 2월경 주요 부품에 결함이 발견되어 운행이 중지되고 방화차량기지에서 보관되고 있었다. 올해 5월에 차량을 더 운행할 수 있는지 안전점검을 받기 위해 고덕차량기지로 옮겼다가, 다시 방화차량기지로 돌려보내고자 열차가 없는 새벽 1시에 회송하다가 탈선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사고를 복구하고 이 열차를 다시 방화차량기지로 옮기던 도중 오전 8시경에 다시 탈선 사고가 벌어진 것을 은폐했던 정황이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4호선 탈선 사고는 추돌과 함께 일어났다. 승객을 싣고 앞서가던 한국철도공사 소속 열차를 창동차량기지로 들어가던 서울교통공사 소속 열차가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탈선한 것이다. 오전 10시경 일어난 사고였기에 출근길만큼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지만, 회사를 불문한 연이은 탈선 사고에 시민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 지하철에서 전동차가 가장 오래된 노선이 4호선인데, 지난번 1호선 사고로 1호선 전동차가 부족해지자 한국철도공사는 새로 들인 4호선 전동차를 1호선에 운행시키고 있어 당분간 시민들은 4호선에서 오래된 차를 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동차가 도입된 지 오래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 위험이 높아지거나 노후화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과 일본 등은 전동차의 부품을 관리하면서 노후화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사정이 다르다. 2014년 3월에 도시철도법을 개정하면서 전동차를 최대 25년까지 운행할 수 있게 한 조항이 삭제되어 전동차를 고장날 때까지 무제한으로 운행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가장 저가에 응찰한 회사로부터 전동차를 도입하는 최저입찰제 때문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부품으로 전동차를 만들거나, 사후 관리에 힘쓰지 않는 탓이다. 부품 제조사가 도산해 정비가 어려워지는 일도 있다.

그뿐 아니다. 전동차를 검사하는 경정비와 중정비 주기는 길어졌고, 그마저도 정비 인력을 줄이고 외주화해 시행하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공공성 보장을 위한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논리에 의해 민영화 압박까지 받으면서 안전을 위한 투자를 삭감할 수밖에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8년 12월 벌어진 강릉선 KTX 탈선 사고의 책임을 지고자 오영식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사퇴하면서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 과도한 경영합리화, 민영화, 상하분리 등 우리 철도가 처한 모든 문제가 방치된 것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다. 철도 공공성을 확보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지길 바란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발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한국철도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안전을 경시하는 근무환경과 사회적 풍조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

새로운 전동차를 주문하면 완성되어 운행을 시작하기까지 최소 2년이 걸린다. 적어도 전동차의 노후화 문제는 해결되는 셈이다. 그러나 “경영의 기준을 수익성과 비용절감에 두면서 안전을 담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본 나상윤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의 말처럼, 미봉책 대신 반복되는 사고를 막을 근본적인 해결은 기업과 사회가 안전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가능하다. 짧지만 결코 길지 않은 2년의 시간 동안, 안전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회 곳곳에 자리잡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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